< 모두 뜨끈~ 뜨끈하고 재미있는 갑진년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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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두 뜨끈~ 뜨끈하고 재미있는 갑진년되세요~!! >

벌써 태국여친과 함께하는 서울여행 4일째…이자
1년의 마지막 날입니다.

강남역 근처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다섯 시간 후에 스타벅스에서
다시 만나기로 합니다.

태국여친의 친구 중 서울에서 일하는 태국인 친구들이 그녀를 만나려고
강남역에 식당을 빌렸다고 하네요.

예정보다 일찍 강남역에 도착했다는 친구들의 연락을 받고
태국여친은 먼저 일어납니다.
식당 직원분이 오셔서 그녀의 접시와 숟가락을 치워주시고 나니
영락없이 저 혼자 온 테이블 모양이 되었습니다.

아직 고기도 가득하고
밥도 따듯하고

주말이면 늘 혼자 방문하는 단골가게라 그런지
누군가 같이 왔었다는 느낌은 코코아에 빠뜨린 마쉬멜로우 마냥 점점 더 희미해집니다.

식사를 마치고 가게 옆으로 걷다가 스타벅스 텀블러를 가지고
스타벅스로 가서 화이트 초콜릿 모카를 주문하려 줄을 서있는데
제 앞 고객에게 하는 직원의 대화가 들립니다.
“죄송하지만, 앞에 주문이 많아서 20분 이상 걸릴…”

조용히 대기줄에서 이탈하여 조금 더 걷다가
편의점에 들어가 얼음컵과 말리부 리큐르 한병 그리고 바나나 우유 2개를 삽니다.
스타벅스 텀블러를 열고 얼음을 부은 뒤 말리부 리큐르를 붓고
스트로우 2개로 휘휘 젓다가 내버려뒀다가 다시 휘휘 젓고 바나나 우유 하나를 확 붓습니다.

그리고 흡입~!!
동공에 힘이 풀리고
시야가 확장되더니
눈 앞 광경이 한층 실물에서 그림스러워졌습니다.

자.. 한 모금 더 흡입~!!
입꼬리가 올라가고 또 올라가고
갑자기 막 새 아이폰을 사야겠다는 생각이 들고
(나는 막 이런 거 다 가질 자격이 있다는 느낌이 빡!!)
이왕 사는 김에 맥북도 하나 사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한 모금 더~!!
유리문에 비친 제 모습.. 흐음 아직 쓸만합니다.
저기 저 걸어오는 레깅스녀 손목이라도 잡으면 오늘부터 1일 가능일 듯 한데요.
데리고 코인 노래방 데리고 가서 한 곡 뽑아주면 바로 저에게 빠질 텐데요.

그리고 한 모금.. 엇? 없습니다.
남은 바나나 우유 하나 더 뜯어서 옆에 두고
아직 짱짱한 얼음 위에 말리부 리큐르 마저 다 붓고 얼음이랑 휘휘 저어주고
뜯어둔 바나나 우유 부어서 텀블러를 닫고 강남역 애플 스토어 방향으로 걸어갑니다. 

달콤한 바나나 우유를 코트삼아 둘러입고 속으로 먼저 들어간
말리부 리큐르로 뜨거운 숨을 훅훅 불어내며
힘을 잃어가는 눈꺼풀을 애써 들어올리며 길을 걸어봅니다.

앞에 걸어가는 짧은 자켓 입은… 배꼽이 다보이네
그 옆에 치마 레깅스… 걸을 때마다 훌럭, 훌럭, 오호라…
길에 떨어뜨린 휴대폰을 집는 애플힙… 어휴 기일쭉하고 도~옹그랗네 아주 그냥… 과..관리잘했네…

키득 키득

여길 봐도 웃음이 나고
저길 봐도 심장이 두근

아휴 너무 좋네요

가죽치마를 뚫고 나올듯한 대포알 두 덩이를 따라서
속으로 히죽히죽거리며 걷다가
에스컬레이터 타다가 올라올라 오니
온몸에 팝콘향을 폭탄처럼 투하하는 강남역 메가박스네요.
(목적지가 여기었..??)
팝콘향을 온몸으로 받아들이고 바로 키오스크로 달려가
팝콘과 즉석구이 오징어와 통찡어, 그리고 소세지와 탄산음료를 주문하고
에스컬레이터 옆 자리에 몸을 올리고 텀블러에 담긴 바나나 우유를 마십니다.

378번 고객님 주문하신…~!!
378번 고객님 주문하신…~!!

에구에구 비척비척 걸어가 두 번에 걸쳐 음식을 받아옵니다.
최대한 취하지 않은 것처럼 보이려고 동공을 최대한 확장했으니
정상(?)인으로 보였을 겁니다.

통찡어 입에 넣고 이쁘게 잘린 소세지에
즉석구이 오징어 와사비 마요네즈 부어서 한입 먹고
팝콘 한주먹 입에 털어넣고
탄산 한 모금 쭈욱 빨고 다시 바나나 우유를…

그어어어어~억

그 때 들리는 앙칼진 소리
“엄마가 말했지! 오징어랑 팝콘 중에 하나만 골라!
다 안 먹을거자나! 빨리 안고르면 집에 갈거야!”

소리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려보니
저를 보고 있는 젖은 눈빛의 어린 소년

미안 소년
얼른 어른이 되어서
돈을 벌게.

그러면 팝콘이고 오징어고 다른(?) 것도
먹을 수 있을게야. ㅎㅎ

아저씬 9살 때부터 돈을 벌었다네..
후훗.. 그런 시절이었지..
우리땐 학교에서 잘못이 없어도 쳐맞는게 일이었..
그래서 일찌감치.. 돈도 벌고 먹을 수 있었..쿠울럭 ㅎㅎ

아아 기분도 너무 좋고
이거 다 먹으면 카카오 택시 타고 집에 가서
좀 자야겠습니다.

먼가 다른 먼가.. 있었던거 같은데
기분 탓이겠죠 ㅎㅎ 아유 쭈욱 먹고 자야겠습니다.

모두 뜨끈 뜨끈하고 재미있는 갑진년되세요~!!
화이팅~!! 아자아자!!

댓글목록

서우아빠님의 댓글

서우아빠 작성일

문과 맞으시죠?
1인칭 시점으로 글 너무 잘쓰십니다
배운티가 납니다 ㅎㅎ

지금도눈감으면님의 댓글의 댓글

지금도눈감으면 작성일

눈에 보이는 그대로 쓰는 정도입니다. 헤헤. 오늘 하루도 재미나고 즐거우시기 바래요~!!^^

한국개나리님의 댓글

한국개나리 작성일

기가막히네요 스토리 ㅎㅎㅎ

지금도눈감으면님의 댓글의 댓글

지금도눈감으면 작성일

양껏 배부르게 먹고 뜨뜻한 온돌방에서 정신 잃어나는 느낌으로 썼습니다. ㅎㅎㅎ

하이나꼬님의 댓글

하이나꼬 작성일

태국여친 부럽습니다 ㅠㅠ

지금도눈감으면님의 댓글의 댓글

지금도눈감으면 작성일

아유~ 좋습니다 ㅎㅎ 밥값, 커피값 다 내주고 바지도 사주네요. 완전 좋습니다. ㅎㅎ

원주민9님의 댓글

원주민9 작성일

수필 한 편이네유 ㅎ

지금도눈감으면님의 댓글의 댓글

지금도눈감으면 작성일

하루 하루 인생살이가 소재 덩어리입니다. 이 또한 그녀 귀국하면 한동안 텅 비겠죠 ㅎㅎㅎ

원주민9님의 댓글의 댓글

원주민9 작성일

글로 표현력이 기가 멕히네유 ㅎ

지금도눈감으면님의 댓글의 댓글

지금도눈감으면 작성일

더 재미있게 더 재미있게 쓰려합니다 ㅎㅎ

원주민9님의 댓글의 댓글

원주민9 작성일

재밌는 글 멋지세유 ㅎ

louse님의 댓글

louse 작성일

마간다 작가님 신춘문예 출품 제출 하세염

지금도눈감으면님의 댓글의 댓글

지금도눈감으면 작성일

세상에 크게 알려지기엔 후폭풍이 더 무섭습니다 ㅎㅎㅎ

louse님의 댓글의 댓글

louse 작성일

등단 하시면  만사 오우케이 임당

지금도눈감으면님의 댓글의 댓글

지금도눈감으면 작성일

키보드와 화면만 있으면 그 어디에서도 써내려갈 수 있습니다!! 탐스런 욕망의 구덩이에 관해서라면요~!! ㅎㅎ

louse님의 댓글의 댓글

louse 작성일

베스트셀러 작가 의  필요 충분 조건을  모두 갖추었습니다  ㆍ

에깅님의 댓글

에깅 작성일

매번 느끼는 것이었지만 글 쓰실때 관점이나 표현력이 너무 좋습니다
학창시절 글쓰는거 좋아해서 중등 고등 6년동안 문예부 활동하던 시절이 생각나네요
그땐 글쓰고 책읽고에 행복했는데 이젠 바바애 독서나 하고 있네요

지금도눈감으면님의 댓글의 댓글

지금도눈감으면 작성일

마음껏 붓(키보드)을 휘두를 수 있는 여기 까페가 좋을 뿐입니다 ㅎㅎ

육보시스님님의 댓글

육보시스님 작성일

푸잉 여친과의 한국에서 데이트라 부럽습니다~!!

지금도눈감으면님의 댓글의 댓글

지금도눈감으면 작성일

정말 좋네요 ㅎㅎ 이성의 손을 잡고 거니는 명동거리라니요 ㅎㅎ

션이v님의 댓글

션이v 작성일

글을 너무 잘 쓰셔서 부럽네요ㅎ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지금도눈감으면님의 댓글의 댓글

지금도눈감으면 작성일

톡 톡 떠오르는 생각들을 반겨주시니 감사할 뿐이에요 ㅎㅎ

숟가락살인마님의 댓글

숟가락살인마 작성일

태국여친과 한국데이트라니 너무너무너무 부럽습니다

지금도눈감으면님의 댓글의 댓글

지금도눈감으면 작성일

제가 나가려고 공항을 가야하는데요 ㅎㅎ 데리러만 가네요 ㅎㅎ

샤샤샷님의 댓글

샤샤샷 작성일

글을 넘  잘쓰시네요. 재밌게 잘봤습니다

쌍100님의 댓글

쌍100 작성일

잘봤습니다 ㅎㅎ

말라테마싸랍님의 댓글

말라테마싸랍 작성일

스토리 를 너무 잘쓰시네요 부럽습니다 ㅎㅎ

주워드세요님의 댓글

주워드세요 작성일

부럽습니다 ㅎㅎ

민수민루님의 댓글

민수민루 작성일

글을 재밌게 잘 쓰시네요ㅎㅎ

케빈팀장님의 댓글

케빈팀장 작성일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